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쌀쌀한 날씨와 도시가스요금이 평균 5.8% 오르는 등 각종 공공요금 인상에 따라 적은 비용으로 단열효과를 볼 수 있는 에어캡, 일명 ‘뽁뽁이’ 인기가 올해도 일찌감치 시작됐다.
지난 20일 오픈마켓 11번가가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의 방한용품 분야 매출 분석 결과에 따르면 단열용 에어캡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7% 늘었다.
에어캡의 원래 용도는 배송 중 제품의 파손을 막기 위한 포장 완충재.
4년전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단열효과가 있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그 후 매년 겨울철 단열용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재미난 건 단열용 에어캡의 70~80%가 대구ㆍ경북 지역에서 생산된다는 것.
29일 오전 10시께 대구시 달성군 하빈면 봉촌리의 한 에어캡 생산 가공 업체도 밀려드는 주문 때문에 눈코뜰새 없었다.
이곳은 경주 공장에서 생산돼 온 에어캡을 가공하는 곳으로 오전 업무가 시작된 지 1시간 남짓 지났는데 직원들 주변으로 작업이 끝난 에어캡이 가득 쌓여 있었다.
보름 전부터 가동을 시작한 이 업체는 밀려드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24시간 2교대로 3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보름간 일일 평균 주문량은 3천건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다.
이 업체는 본격적인 판매시즌인 다음달부터 작업 인력을 지금의 2배로 늘릴 예정이다.
‘뽁뽁이나라’ 손미숙(34ㆍ여) 이사는 “지난해 겨울철 3개월간 뽁뽁이 판매 매출이 5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80억원 정도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가스비 인상 등으로 가계난방부담이 늘면서 알뜰족들이 적은 비용으로 단열효과를 볼 수 있는 뽁뽁이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올해 3천여만원을 들여 다양한 무늬를 찍을 수 있는 동판을 제작했으며, 무늬가 있는 18가지의 에어캡을 제작·판매에 들어갔다. 또 우주선에도 사용되는 원료인 에어로겔을 비닐과 배합해 단열효과가 더욱 뛰어난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뽁뽁이는 창문에 물을 묻혀 창문보다 조금 여유 있게 잘라 붙이기만 해도 실내온도를 3~4℃ 정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용 후 떼어냈다가 다음해 겨울에 재사용할 수 있는 점도 인기의 원인 중 하나다.
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
김가영 수습기자 k2young@idaegu.com